블로그야 오랜만이구나.

 

블로그에 밀린 여행기를 업데이트 할 넉넉한 시간이 무려 반 년이나 있었는데도 손도 대지 않다가 이제서야 블로그를 다시 기웃거리는 걸 반성한다. 반성해야지. 블로그에 쓸 게 그렇게나 많았는데.

어떻게 살았는지나 간단하게 써 볼까.

#1. 백수로 잘 살았다.

여행도 어학연수도 가지 못 했다. 각각의 사정이 있어서 그야말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백수로서의 반년을 보냈다. 초기에는 어학연수 가지 못 한 것이 몹시 짜증이 났었는데 금방 괜찮아졌다. 아주 간절한 마음으로 오래 준비한게 아니어서 그랬는지. 물론 아쉬운 마음이 아예 없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매일 매일이 노는 날이라는 건 되게 행복한 일이었다. 수입이 없는 상태는 불안하지만 그래도 내가 반년 놀 정도는 되었다. 백수를 그만둔지 이제 2개월을 채워가는데 어떻게 그런 하루하루가 있었는지 벌써 놀랍다. 어떻게 그런 텅빈 나날이 반년이나 유지되었지? 신기하다.

#2. 새로운 취미
아이돌 덕질이 내게 뭐 새로운 일이겠냐마는. 강다니엘에게 호감 정도 가지고 있다가 백수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그의 팬이 되길 자처해버렸다. 그래서 백수 생활의 아주 상당량을 덕질에 쏟아부었다. 트위터도 많이 하고 트위터 하면서 정신 나간 인간들에게 당하기도 하고 화내지 않아도 될 일에 화도 내고. 그렇게 지냈다. 이게 만족스러웠던 건 아닌데 내겐 시간을 좀먹게 할 만한게 필요했던 것인지…

#3. 운동
운동을 3개월 정도 꾸준히 했다. 한 번도 운동을 그렇게나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난생 처음이었다. 헬스장을 다니고 PT를 받는 것이. 평일 오후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집 근처 5분 거리의 헬스장에 다녀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평일 그 시간대에 어슬렁어슬렁 동네를 활보하는 것도 좋았고, 운동을 마친 후의 개운함도 좋았다. 체력 증진이 1순위였고 재활이나 체중 감량도 함께 되면 좋겠다 정도였는데 의외로 내가 체감한 것은 면역력 증진이었다.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실로 놀라운 일이야. 운동 다시 하고 싶다. 안 한지 벌써 3개월이 되어간다.

#4. 넷플릭스
넷플릭스에서 이것저것 정말 많이 봤다. 동생과도 함께 보고 혼자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영화도 보고 다큐도 보고 애니메이션도 보고……

#5. 게임
게임은 초반에는 엄청 열심히 하다가 게임 불감증이 걸려버려서 의외로 많이 안 했다. 손은 많이 댔는데 엔딩 본 게임도 별로 없고. 플스 게임을 더 많이 했지만 스팀 게임도 몇 개 했다. 재밌는건 내가 그렇게 갓겜이라고 찬양하던 위처도 결국 아직도 엔딩 못 봤다는 점. 아무래도 데스크탑에 앉는 것 자체가 잘 안 되어서.

#5. 인간관계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걸 느낀다. 부산으로 가 있던 기간 동안 나도 많이 변했고 주변 사람들도 많이 변했다. 그대로인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겉보기에 사이가 달라진 그런 관계는 없지만 마음의 거리가 좀 달라진 듯 하다. 공유할 수 있는 사상이 맞는 사람들이 나이 먹어갈 수록 줄어든다.

#6. 새 직장
결국 나는 지금 다시 직장인이 되었다. 정확히 6개월 하고도 일주일을 쉬고 현업에 복귀했다. 이게 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너무 사사로우니 그냥 운이 나빴으나 운이 좋아서 이렇게 되었다고 보는게 맞겠다. 구직을 시작하게 된 건 내 의사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좋은 직장에 들어왔다. 좋은 직장이라는 건 사실 대외적인 평이고 내가 겪는 건 다를 수 있어서 선뜻 이렇다고 말하기엔 아직 어렵지만.

 

이렇게 살았던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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