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젊을 때 꾸준히 운동하며 기초체력을 닦아 놔야 한다는 걸 체감한다. 예전엔 내가 태생이 안드로이드와 같은 무한 체력인 줄 알았지. 하지만 그건 그저 ‘그 나이대’의 에너지를 산화시킨 것에 불과했다. 이제는 피로를 해결하지 못해 허덕이는 체력 바닥 인간밖에 없네.

요즘 왜이럴까 싶은 건 이렇게 피곤함에도 잠을 자면 늘 생생한 꿈을 꾸느라, 깨어나도 충전된 느낌이 없다는 거다. 최근에는 잠을 자면 거의 100% 확률로 꿈을 꾼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잠에서 깨어나는게 아니라 꿈에서 빠져나오는 행위가 된다. 몇년 전에도 이런 시기가 있었는데 너무 괴롭고 힘들었던 나머지 제발 꿈꾸지 않게 해달라고 성호 그어가며 간절히 기도하고 잤었다.

 

[꿈기록]

#1. 친구들과 놀기 위해 호텔을 예약해두었는데, 막상 찾아간 호텔은 내가 보고 예약한 호텔의 모습이 아니었다. 별장에 가까웠다. 딸려있는 방이 많았고 좀 더 낡고 조악하고 컸다. 왜 사진과 다르지? 라고 의구심을 가졌던 것도 잠시, 별장(이제 별장이라 부르겠다)의 거실에는 이미 아빠, 엄마, 아빠 쪽 친척들이 모여 놀고 있다. 그리고 나의 친구들은 어느 방 안에 모여있는채로 나오질 못했다. 부엌에 가보니 엄마가 혼자 설거지같은 주방일을 하고 있고 서러움과 짜증을 토해내신다. 밖으로 나와 아빠의 형제들에게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화를 냈다. 꿈속에서도 소리를 너무 질러서 목이 아프다- 라고 느낄 정도로. 여기 도대체 어떻게 온 거냐, 왜 우리 엄마만 고생하고 있냐, 당신들이 뭔데 우리 엄마만 부리고 있는 거냐. 나 때문에 아수라장이 되었는데, 어른들은 정신 못차리고 나더러 성질머리 고약하다며 욕하며 떠났다. 화를 삭이질 못 하다가 아빠를 찾아갔다. (친척들은 다들 떠난다.) 아빠에게 내가 별장 예약한걸 아빠가 소문내고 다 데려온거냐며 화를 냈다. 아빠는 술에 취한 사람처럼 눈에 초점이 없고 얼굴이 벌갰다.

이 꿈을 꾸고 잠에서 깼다가 다시 잤다.

#2. K와 J 등 여러명과 함께 우리는 어딘가를 헤매고 있다. 낯설고 번화가는 아닌 그런 곳. 식사도 하고 쉴만한 곳을 찾아 돌아다니기고 있었는데, 와중에 K와 나는 연애를 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는 K를 막대하기 시작했다. K에게 뭐든 짜증으로 일수했고 수족처럼 그를 부렸다. 그래도 K는 묵묵히…… 라기 보다는 조금 배알 없이, 바보처럼 나를 챙겼다. P가 떠올라 K에게 계속 나쁜 말이 하고 싶어졌다. 어쩌다 A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J 는 나에게 왜 A와 사귀지 않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나는 K더러 들으라는듯, 다들 그런 말을 한다고 나도 왜 A와 내가 사귀지 않는지 잘 모르겠다며 대답했다. 작은 공터에 세워져있는 차로 갔다. A가 기다리고 있었다.

 

요즘 꿈에 자꾸 P와 K, J 등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이유를 잘 모르겠다. 특히 P와의 지난 일들은 이미 오래전의 것인데, 최근 꿈에서 그때의 일에 대한 내 가책, 분노, 수치심 등이 깔려있는 것을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가끔 SNS에 들어가서 P를 발견하면 조금 불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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